보도자료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첫 페이지, 사계절 책 향기 가득한 파주로 떠나다.
작성자운영자 작성일19-05-17 14:24 조회수2,406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주요 촬영지인 파주 '지혜의숲'
책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를 엿보다, 활판공방ㆍ열화당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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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품격을 엿볼 수 있는 곳, 열화당책박물관.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여행스케치=파주] 요즘 버스나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많은 사람들이 책 대신 스마트폰을 손에 든 지 오래다. 이처럼 종이책의 위기가 거론되는 시대에 책의 존재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한 편의 드라마가 방영되어 눈길을 끌었다.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바로 그 주인공. 드라마 속 주 무대가 된 곳, 책 향기가 가득한 경기 파주시로 떠나보자.

출판도시, 책의 고장,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 파주에 붙는 수식어의 공통점은 바로 ‘책’이다. 파주출판단지에는 400여개의 출판소와 인쇄소, 그리고 책과 관련된 기관들이 모여 있으며, 기획ㆍ편집ㆍ인쇄ㆍ유통에 이르기까지 책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이 이루어진다.

파주출판단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건축물이다. ‘좋은 공간 속에서 좋은 시간, 좋은 글, 좋은 디자인이 나오고, 그것이 곧 바른 책을 펴내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곳인 만큼 건물마다 독특한 개성을 간직하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 역시 이곳의 특징이다.

네모난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도시와는 사뭇 다른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촬영된 파주 지혜의숲.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촬영된 파주 지혜의숲.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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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직장인 출판사 '겨루'. 촬영 당시 남은 안내판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나무가 책이 되고, 책이 지혜가 되는 지혜의숲
각양각색 건물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곳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이곳 1층에는 <로맨스는 별책부록> 속 배경으로 등장했던 ‘지혜의숲’이 자리한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에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주인공들의 직장이자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 된 곳은 출판사 ‘겨루’. 세트장을 제외하면 많은 장면이 이곳 지혜의숲에서 촬영됐다.

드라마 속 주인공 ‘강단이(이나영 분)’는 유명 광고회사에서 잘 나가던 카피라이터였지만, 결혼 후 전업주부로 7년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남편과의 이혼으로 다시 사회에 나온 그녀에게는 ‘경단녀(경력단절 여성)’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화려한 스펙조차 무력하게 하는 꼬리표에 결국 그녀는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숨긴 채 출판사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하게 되고, 편집장 ‘차은호(이종석 분)’등 직원들과 얽히고설키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주인공 강단이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출판사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정성이 깃들어 있는지 미처 알지 못 했다. 독자에게 선택받지 못해 파쇄 될 수밖에 없는 책의 운명, 아무도 자신의 시를 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것을 멈출 수 없었던 가난한 시인의 죽음 등…. 지혜의숲을 돌아보면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드라마 속 장면들이 다시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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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숲은 일반적인 도서분류법이 아닌 기증자별 서가를 운영하고 있어 기증자가 읽고 집필한 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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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지혜의숲.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누구나 무료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인 지혜의숲은 나무가 책이 되고, 책이 지혜가 된다는 그 이름처럼 책이 숲을 이루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길이 3.1km, 높이 8m에 이르는 커다란 책장에는 13만여 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거대한 서가가 모두 기증을 통해 채워졌다는 사실이다.

지혜의숲은 총 3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1관은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연구소에서 기증한 책으로 채워져 있으며, 2관은 출판사에서 기증한 도서, 3관은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 기증한 책으로 꾸며져 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마음이 깃든 지혜의숲에는 여느 도서관과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인 도서분류법이 아닌 기증자를 기준으로 책을 구분해 놓았다는 것이다. 책을 찾기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평소 좋아하던 명사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Info 지혜의숲
관람시간 지혜의숲1 오전 10시~오후 5시, 지혜의숲2 오전 10시~오후 8시, 지혜의숲3 24시간, 연중무휴
주소 경기 파주시 회동길 145

책 속에 담긴 특별한 이야기를 엿보다
파주출판단지에는 책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 ‘활판공방’은 글자 하나하나에서 책의 역사와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활판공방은 쉽고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조금 어렵고 더디더라도 전통방식을 지켜나가기 위해 현재까지도 활판인쇄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활자 주조부터 활자를 찾아 모으는 문선, 지정한 원고대로 판을 짜는 조판, 인쇄와 제본 등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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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전통방식을 지키기 위해 활판인쇄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활판공방.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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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판인쇄로 찍어낸 윤동주의 '서시'. 한 자 한 자 눌러쓴 손글씨처럼 묵직한 여운을 준다. 사진제공 / 활판공방



100권의 시집을 펴내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으며, 더불어 활판인쇄술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진행 중이다.

활판공방을 빠져나와 또 어떤 이야기와 볼거리가 펼쳐질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방문한 곳은 ‘열화당책박물관’. 예술전문 출판사인 열화당이 오랫동안 소장해온 예술 서적과 1556년에 제작된 세계적 희귀본 <마르틴 루터 독일어판 전집> 등 40여 년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집해온 다양한 책들을 전시한 곳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아늑한 느낌의 사랑방 분위기가 더 짙게 풍겨온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역사적ㆍ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책들이 전시된 곳인 만큼 여유를 갖고 한권 한권 차분하게 살펴보는 것이 이곳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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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열화당의 예술 서적과 다양한 책이 전시된 열화당책박물관.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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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출판 역사를 보여주는 책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박물관 안쪽에는 제2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낡은 종이가 뿜어내는 쿰쿰한 냄새가 더 정감 있고, 빛바랜 누런 종이라 더 아름다워 보이는 오래된 책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흡사 보물창고처럼 비춰질지도 모른다.

Info 출판도시활판공방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무, 주말ㆍ공휴일 오후 12시~오후 6시)
입장료 무료 (체험참가비는 별도)
주소 경기 파주시 문발로 203 사유와문장 1층

Info 열화당책박물관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
주소 경기 파주시 광인사길 25

출처 :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