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공작' 윤종빈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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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민 작성일20-01-25 12:16 조회수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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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민란의 시대>(2014) 이후 4년 만의 연출작 <공작>으로 돌아온 윤종빈 감독과 만났다. 김정일과 만난 최초의 대북 공작원이었던 ‘흑금성’의 실화를 각색한 <공작>은, 스파이 영화로서의 스릴과 재미를 담고 거기에 남북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지난 8월1일 익스트림무비 회원들만 초대한 단독 시사회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은 감독이지만, 시간 관계상 미처 못 다한 이야기, 그리고 제작자로서 느끼는 한국영화 산업의 현황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공작>에 대해 갖고 있는 궁금증들이 많이 해소되었으면 좋겠다.
(본문은 영화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인터뷰어: 김종철(다크맨)
정리: golgo
사진 제공: CJ엔터테인먼트
비평가와 마니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어
익스트림무비 단독 시사 후 <공작>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들이 좋았다. 흥행은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장사는 다른 문제니까. (다들 웃음)
익스트림무비에 인증글 을 올린 게,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요즘 사기 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웃음)
익스트림무비 단독 시사회가 일반 관객 대상으로는 최초 시사회였다. 반응들이 무척 좋아서 고마웠다. 관객과의 대화 때 플래카드도 준비해주시는 등. 기분이 너무 좋아서 감사 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페이스북은 이용하지만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써본 건 난생 처음이었다. (웃음) 사진 올리는 법을 잘 몰라서 인증하는 데 애먹었다. 회원 중 한 분이 방법을 알려줬다.
오늘 인터뷰는 익스트림무비 회원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 위주로 질문하겠다. 과거에는 영화 개봉 직후 감독들이 언론 매체들과의 인터뷰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관객들과의 만남 자리도 중요시되고 있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기자 혹은 비평가와 일반적인 영화 마니아 사이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다. 인터넷 리뷰를 보면 어지간한 평론가의 글보다 좋은 것들이 많아서 가끔 놀란다. 과거에는 언론 고시를 본 뒤 언론사에 입사해서 영화 기자가 되거나, 혹은 영화 잡지에 비평문을 기고해서 평론가가 되었다면, 요즘은 누구나 자유롭게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그 글이 뛰어나다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들 중에도 전문가만큼의 훌륭한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영화에 가치를 부여해주는 것은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시간이 흘러도 살아남으면 가치가 있는 영화고, 반면에 아무리 극장에서 흥행해도 시간이 흐른 뒤에 더 이상 언급되지 않으면 죽은 영화다. 그 차이를 만들어주는 것도 비평가가 아닌 관객의 몫이라 생각한다. 흥행이 잘 안 돼도 그 가치를 알아본 관객들에 의해 재평가 받는 사례들이 요즘 많잖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본인 영화의 리뷰들을 많이 찾아보는 편인가?
영화 개봉 직후에 어지간한 건 다 찾아 읽으려고 노력한다.
<군도> 이후 4년만의 연출작이다. 스파이 ‘흑금성’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원래는 중앙정보부에 대해 취재를 하던 중 우연히 흑금성에 대한 기사를 봤다. 이야기 자체가 너무나 극적이라서 더 상세히 다룬 팟캐스트도 찾아 들은 뒤, 흑금성으로 불렸던 박채서 선생님을 만나려 했는데 그분은 당시 수감 중이었다. 어찌어찌 연락을 취해서 영화화 허락을 받았다.
영화를 만들기로 했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그분이 자기 의도와는 상관없이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에 개입하게 됐는데, 그걸 방관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어떠한 선택을 했다는 것. 그게 감동적이었다. 그 이야기로 스파이의 정체성 변화에 관한 영화를 만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이전 작품들에서 군대, 조직폭력배, 의적 등 주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왔다. 그렇게 집단에 관해 이야기를 계속 하는 이유가 있다면?
사실 일부러 그런 소재를 고르는 건 아니지만, 그런 내 영화들의 공통분모에 관한 질문들을 자주 받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예전부터 조직 생활을 잘 못 견뎠다. (웃음) 학교에서도 잘 적응을 못했고. 군생활을 하면서 ‘나는 절대 조직 생활을 못하겠다’는 결론을 짓고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
기존의 남북 소재 영화들은 주로 남한 쪽으로 넘어온 북한 간첩들을 다뤘는데, <공작>은 그와 반대로 남한 스파이가 북한에서 활동하는 이야기라서 더 흥미로웠다.
처음 <공작>을 기획했을 때는 (제작 파트너인)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가 “제작비도 크게 안 들고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시작했다. 하지만 만들다 보니 의외로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더라. (웃음) 북한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려다 보니 미술에 공을 들여야 했고, 중국 베이징 등 해외 로케 촬영이 많았으니까.
한국영화에서 북한의 모습이 이렇게 많이 다뤄진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북한 장면의 비중이 많았다. 그 장면들은 어떻게 촬영했나?
물론 북한에 들어가서 촬영을 할 수는 없었고, 사드 사태의 여파로 중국에서의 촬영도 어려웠다. 그래서 대만에서 촬영하고, 우리나라 강원도에 오픈 세트도 짓고, CG의 도움도 받았다. 우리는 불가능하지만 외국인들 중에 북한 평양에 들어가서 촬영한 뒤 그 소스만 파는 팀들이 있다. 그걸 사서 우리가 원하는 샷과 합성했다. 그러다 보니 역시 돈이 많이 들었다. (웃음)
비정한 스파이의 세계
흑금성의 삶이 파란만장해서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압축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제작 중에 아쉽게 뺀 부분이 있다면?
꼭 넣고 싶었지만 최종 편집 때 아쉽게도 잘라야 했던 장면이 하나 있다. 흑금성(황정민)이 고구려 왕릉을 도굴한다는 핑계로 영변에 가려고 할 때다. 거기서 보위부 과장 정무택(주지훈)이 흑금성에게 “당신을 믿을 수 있게 평양에 아이를 하나 낳고 가라”는 조건을 내건다. 흑금성으로선 부도덕한 일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해서 안기부에 보고했더니 그쪽에선 “당장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다. 6분 정도 되는 무척 재밌는 장면이었는데 그걸 넣으면 영화의 리듬상 후반부가 좋지 않아서 덜어냈다.
장면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DVD에 꼭 넣을 거니까. 기대해라. (웃음) 흑금성 보고 보위부 여성 요원 홍설(정소리)과 관계를 맺어 아이를 가지라고 강요하는 거다. 흑금성이 초대소에 있을 때 보위부에서 홍설을 데려와서 동침시키려 하고, 정무택은 둘이 정말로 관계를 갖는지 도청한다. 그 상황을 흑금성이 슬기롭게 모면한다는 내용이다.
무척 흥미롭게 들린다.
첩보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나올 거라곤 다들 상상을 못할 텐데, 실제로 흑금성이 겪은 일화였다고 한다. (웃음)
스파이의 세계란 참... (웃음)
비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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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의 나머지 내용은 밑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인터뷰 전문 출처 - 익스트림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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