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소식] 스튜디오 끼에서 김태호의 <Balance>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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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게시판관리자 작성일21-07-26 11:55 조회수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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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本) 김태호, <Balance>> 개인전이 9월 26일까지 스튜디오 끼(대표 이광기)에서 전시된다. 최초로 공개하는 원형 내재율을 포함하여 총 28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홍익대 졸업직후인 1973년 제2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시대감각을 지닌 김태호 작가는 1977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도쿄와 LA 등 수많은 개인전을 거치면서 1982년 ‘공간판화대상전’ 대상, 1984년 제3회 ‘미술기자상’, 2003년 고향인 부산에서 제2회 ‘부일미술대상’(부산일보사 주최) 수상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한국대표작가임을 공고히 했다.
초기작 스프레이 형상 시리즈와 과도기의 종이시리즈를 거쳐 95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내재율’ 시리즈는 캔버스에 그려진 수직과 수평의 격자문양을 바탕으로 삼아 캔버스를 90도로 돌려가며 20회 이상의 색을 올리는 행위성의 완성체이다. 수직·수평을 이룬 물감의 계획성은 특수 제작된 칼로 깎이면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내적인 동시에 외적인 리듬은 작가의 ‘숭고한 노동(기존 평론들에서는 이를 장인정신으로 칭함)’을 “외재율과 내재율의 하모니즘”으로 전환시킨다.
이 전시의 독특한 부분은 이광기 대표가 직접 김태호 작가의 다큐멘터리와 스승인 박서보(1931~), 하종현(1935~), 작가 제자들과의 특별 인터뷰를 통해 ‘영상미학’의 극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추상화의 계보를 잇는 김태호의 교량적 역할은 약관의 17세에 운명처럼 시작된 박서보 선생과의 만남에서, 대학시절부터 오늘에까지 인연을 쌓아온 하종현 선생과의 동행에서 찾을 수 있다.
하태임, 내가 본(本) 김태호
“김태호 선생님은 완벽주의자다. 고집스럽고 딱딱한 느낌의 완벽주의자가 아닌 따스하면서도 유쾌한 완벽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주시는 스승이자, 작가들의 본(本)보기가 되신다.
하종현, 내가 본(本) 김태호
“김태호는 사람이 나긋하고 싫은 소리 한번 없이 심부름과 일을 잘했다. 내가 같이 일하기 좋았던 학생이었고, 처음 교내에 연구소가 없어서 신촌시장에 작은 방을 얻어서 그림을 그렸는데, 전임이 돼서 그 연구소를 김태호 선생이 인수받게 됐다.”
박서보, 내가 본(本) 김태호
“김태호도 이젠 좀 늙었다. 머리도 허옇고…어렸을 때 참 이뻤는데. 지금도 동안이지만, 어릴 땐 말귀도 잘 알아듣고 재주도 뛰어났던 학생이었다.”
‘내가 본(本) 김태호’의 인터뷰 영상 시리즈는 스튜디오 끼의 전시장에서 보다 자세히 시청할 수 있다.
이광기 대표는 관람객들의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 청각까지도 내재율 작품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 구성에 정성을 쏟았다. 퍼퓸 테일러(Perfume Tailor)인 Sarah Pae 센트바이 대표가 작품을 연구한 후, 프랑스에서 300년 전통을 이어받은 조향학교 GIP의 김필근 조향사와 특별히 제작한 ‘Internal Rhythm Gray’는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들의 후각을 매료시킨다.
이 향료는 내재율 디퓨저와 캔들로 제작되어 전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내재율 캔들은 일반 촛불과 다른 것이 없어 보이지만 불을 붙여 촛농이 녹아 흐를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내재되어있던 색색의 초가 녹아 흘러 쌓임에 따라 또 다른 ‘내재율 작품’을 만들어낸다. 마지막으로 내재율 작품을 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감성을 자극하는 전시장 음악은 홍익대 제자이자, <다모, 아일랜드, 위대한 캐츠비, 킬미힐미, 역적>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한 김수한 음악 감독이 직접 선정해 주었다.
한편, 이광기 대표는 "이번 김태호 개인전을 설렘과 기대로 준비했다. 갑자기 코로나 상황이 나빠지면서 준비한 만큼 오프닝을 치르지는 못했지만, 미술 애호가 층이 두터운 작품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 보고 감명을 받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전시 <내가 본(本) 김태호, <Balance>>는 7월 22일부터 9월 26일까지 파주 회동길에 위치한 스튜디오 끼에서 진행되며, 판화 세트와 내재율 작품을 모티브로 제작한 다양한 아트 상품들도 개발 중이다.
관람 문의 031)8071-8822 / studiokki@daum.net
사진 제공 ⓒ스튜디오끼